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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감나무


할머니가 심은
내 나이
피가 돌지않아
썩어 떨어져 가는 불구의 아픔
노년 설음의 빈 공간
몇 개의 새 가지가 기생한다
늙은 몸을 빨아먹는
무성한 잎은 서글픈 나.

기억에도 없는
할머니
늦게 난 자식의 아들위해
심으시고
감이 달리기도 전에
돌아 가신 그 날
어머니는 왜 그리 우셨는지
말리고 잡아 당겨도 어느 사이
우는 자리에 있으신 어머니
음식이 많아서
좋았던 날이었는데.

어머니 말씀에 내가
쪼르르 달려가
꺾어버려서
다시 자란 쌍이 된 감나무
감꽃을 떨어 뜨려 주었고
커서는 올라가 노는
혼자만의 놀이터였다
어디에 두셨는지 모르지만
추운 겨울이면
홍시를 주시던 어머니
지금도 감미로운 맛은
할머니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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