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피부과(화성봉담)입니다:환영합니다^^*

담장의 호박

비좁고 그늘진
담 밑으로
물러났지만
넓은 곳
빛 좋은 곳도 좋지만
밀려났다 해도
담장에
어울리는 삶을 펴고
창피를 몰라라 하겠습니다

굳건히 자라서
꽃 보다는 열매로
당신 곁에 가기 위하여
당신의 몸이 되기 위하여
담장에 올라보면
세상이 보입니다
담안에 장미도
부럽지 않습니다
담 넘는 재미, 아슬아슬한 재미
덩굴손에 땀이 납니다
가꾸어야할 삶의 터로는
정말 제격입니다

담장에 올라서서
털털한 꽃으로 소리칩니다
누구보다도 자유롭게 웃습니다
거들떠 보지 않지만
못 생겼다지만
특별한 벌친구가 있습니다
내 꽃방으로 불러서
비밀을 나눕니다
배꼽 간지러운 이야기입니다

어린 잎으로
애띤 열매로
당신의 식탁에 눕다가
가을이 되면
당당한 열매로
심어주신
당신 곁으로 불러주세요

내 안에는 부활할
꿈들이 너무 많습니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부끄럽지 않는
일대기가 있습니다
담 밑을 찾아갈
추종자들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내 몸은
달콤한 금빛입니다

들바람

담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