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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오는 반달
 

시골집 뜨락에 나섰더니
저녁부터 나를 따라오던 반달쪽배가
전봇대에 걸려 있었다
한참을 봐도 걸려있었다
떼어서 보냈으면 하는 생각에 몇 걸음을 옮기니
제가 알아서 떨어져 저 멀리 떠나고 있었다.

차 타고 돌아오는 길에도 계속 따라온다
그러다가 내가 좇아간다

아파트에 와서 찾아보니
건너편 아파트
환풍굴뚝에 걸려 있었다
굴뚝에서 무엇을 퍼내려고
쪽박 반달이 걸려 있나
다가가 보려하니
들켰다 싶었는지 또 떠나고 있었다

서산마루에 걸리면
걸리면 어떻게 하지
이 밤을 세워 달려갈 수도 없고…
해님이 데려가도록 내버려 둘까.

아,
이 밤도
나처럼 달을 좇는
달이 따르는 사람들이 있기에
있었기에 달이 떠나가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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