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피부과(화성봉담)입니다:환영합니다^^*

웅덩이에 갖힌 붕어

한 때는 송사리 붕어 미꾸라지 피라미로 아이들을
불러 놓고 긴 여름의 재미를 물장구쳤으련만
일년의 반은 물을 담지 못하는, 도시로 끌려들어온 실개천
허리를 조여맨 물막이 밑에 작은 웅덩이
조그만 다리 위에서 엉덩이 엿보듯 본다
비 올 때면 목욕이나 하듯이 깨끗한 그는
몇 일 지나면 꺼멓게 때 끼듯 더러웠다.

물이 웅덩이에 갖혀 있을 때
못 볼 것을 훔쳐 봤다
작은 붕어 한 마리가 그 놈의 엉덩이에
끼어 있는 것이다

철딱서니 없게 제 길을 못 찾고 이리로 왔을꼬
아니지, 그는 희생의 선봉장이었으리라
몸으로 부딪혀 이 땅이 황무함을 경종하는 소망을 갈구하는 가녀린 몸짓
그러나, 숨을 곳도 못 찾는 네 존재를 누가 알아주랴

비가 내려야 할텐데
비가
당장, 네가 살아 남는 것은 하늘의 섭리일 뿐

땅에다 빨대를 박고 흡혈하듯 빨아 먹는 사람들은
결국은 하천을 빈혈시켰다
하수도처리로 그나마 깨끗해진 개천을
무엇으로 채워서 살리리
빨대를 빼라
조여맨 물막이를 풀어라
작은 붕어가 사는 길로 우리는 가야하는 것을

짧음 속에 길었던 시간

새벽